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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반항행동 6月호: 땅

by 안티소셜( )클럽 2026. 6. 2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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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사

 

 헤반, 내 사랑스러운 딸.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밤이 늦었는데 자지 않고. 응? 누가 왔다고. 걱정마, 내가 나가볼테니. 아냐, 내가 직접 나가볼게. 들어와. 그래. 이 늦은 밤에 어쩐 일이지? 묻고 싶은 것이 있어서 이 시간에 이 먼 타지의 산꼭대기 신전까지 왔다니. 뭐? 맞아. 헤반. 그 애는 내 사랑스러운 딸이지. 이 시간까지 자지 않고 일하고, 기도하고, 어찌나 성실한지. 이 신전의 다른 사제들도 모두 이 애를 존경해. 
 딴소리는 이쯤하고.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할까. 그래, 몇 년 사이에 신기한 일이 참 많이 일어났지. 신이 실제로 있다니 말이야. 그리고 그 신이 축복을 내리다니.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 죽은 사람들이 무덤에서 멀쩡히 살아 일어날 거라고. 시신이 썩지도 않은 채로. 맞아, 이 땅에 기적이 일어난 거야.
 …보아하니 너도 ‘신의 축복’을 받았군. 당연히 알지. 내가 아니더라도 말이야, 너를 모르는 인간이 있을까? 그 옛날 동쪽의 제국을 호령했던 황제 아니야. 난 네가 대단하다고 생각해. 여러 면에서. 진심이야.
 그래서, 묻고 싶은 거라는 게 그 ‘신의 축복’이라는 거지. 축복이라……. 축복이 뭐라고 생각하는데? 축복은 복을 내린다는 뜻이야. 그 사람의 행복을 바라면서. 너는 네가 축복 받았다고 생각해? 너는 죽음에서 깨어났고, 이제 영원히 살아가게 되었어. 그리고 너도 알겠지. 너, 다시는 죽지 못해. 맞아. 넌 축복을 받은 게 아니야.
 그럼 뭐냐니. 이쯤 했으면 알아들어야지. 예전에 한 똑똑한 인간이 그랬지? 신이 있다면, 전지전능하지 않거나 악하거나 둘 중에 하나라고. 

 …참 영리해.

 맞아. 그 말이 맞아.

 그동안 ■■■ 때문에 ■■■■느라 나는, 전지전능함을 잃었어. 그런데 말이야. 힘이 돌아오고 있어. 무슨 말인지 알아들어? 내 힘이 돌아오고 있다고. 그동안 돌보지 못했던 불쌍한 내 아들 딸들을 돌볼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야. 
 이제 이해하겠어? 그 옛날 동쪽에서 네 칼 끝에 죽어간 내 자식들의 울음소리가 아직도 선연해. 나의 대지는 널 영원히 품지 않을 거다. 지옥에도 네 자리는 없어. 썩지 못하는 몸뚱아리를 안고 땅 위에서 끝없이 떠돌아. 
 헤반! 내 딸아, 이거를 내 집 밖으로 쫓아내. 다시는 얼씬도 못하도록 저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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