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도 생각하는가
한은경1.산골마을 출신 룸메이트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아빠가 서울에 오면 흙밟을 일 없다고 했는데, 진짜로 신발에 흙 묻을 일이 없다.”놀라움과 그리움과 아쉬움이 묻어나오는 말투였다.나도 서울에 정착한 뒤로 흙을 밟을 일이 없어졌다. 고향 집은 밭 위에 지어졌고, 창문을 열면 밭이 보인다. 농촌인 우리집과 서울은 완전히 딴판이었다. 서울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인 지형이 되었고, 흙은 한강공원이나 가로수밑, 산에만 계획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지하철역과 쇼핑몰로 모든 땅의 레이어가 연결되어 있으니, 실외로 나갈 일도 잘 없었다. 엄마가 딸을 보러 종종 서울에 오면, 바람을 맞지 못해 늘 갑갑해하실 정도다.나는 서울땅 위를 거닐면 신발이 깨끗하게 유지되니까 좋았지만, 자연을 좋아했던 나에게 ..
월간반항행동 6月호: 땅
2026. 6. 25. 16:33